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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기술자의 하루

by 스틸노트 2025. 8. 30.

오늘은 차량 설계자, 용접 엔지니어, 시험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무의 하루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철도 기술자의 하루
철도 기술자의 하루

차량 설계자의 하루 – 구조와 안전을 도면에 담다

철도차량 설계자는 말 그대로 열차의 ‘뼈대’를 만드는 사람이다. 이들의 하루는 CAD 화면 앞에서 시작되지만, 단순히 선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하중 조건과 규격을 고려한 공학적 의사 결정의 연속이다.

  • 아침 회의: 차량 설계자는 보통 부서 미팅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신규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 규격 변경, 고객 요구 사항(철도 운영사 요구) 등을 공유한다. 예를 들어, 차체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 합금을 적용할지, 스테인리스강을 유지할지 논의할 수 있다.
  • 도면 작성과 해석: 오전에는 3D CAD 모델링과 구조 해석(ANSYS, Abaqus 등)을 병행한다. 예를 들어, 차체 측벽에 창문을 크게 뚫으면 응력 집중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보강재 설계가 필요하다. 설계자는 이를 해석 데이터와 비교해 합리적인 두께와 형상을 결정한다.
  • 협업 업무: 설계자는 용접 엔지니어, 전장 엔지니어, 생산팀과 수시로 협업한다. 도면이 단순히 이론적으로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제작 가능한 구조인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계자의 하루는 ‘도면 작업 → 해석 검증 → 생산팀 협의’라는 순환 구조로 이어진다.
  • 마무리 업무: 하루가 끝날 즈음에는 작성된 설계 변경 사항을 문서화하고, ECR(Engineering Change Request) 혹은 설계 검토 회의 자료를 준비한다.

차량 설계자의 하루는 반복적이지만, 매번 다른 조건과 요구사항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창의성과 공학적 분석 능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용접 엔지니어의 하루 – 보이지 않는 품질을 지켜내다

철도차량 차체는 대부분 금속 용접으로 조립된다. 따라서 용접 엔지니어는 차량 품질의 최전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들의 하루는 현장에서의 검사와 공정 관리로 채워진다.

  • 아침 점검: 하루 일과는 생산 라인 점검으로 시작된다. 용접기 전류·전압 세팅, 와이어 공급 상태, 가스 유량 등을 확인하고, 용접사가 지정된 WPS(Welding Procedure Specification, 용접 절차 사양서)를 준수하고 있는지 확인한다.
  • 현장 관리: 용접 엔지니어는 차체의 주요 용접부를 직접 검사한다. 외관상 결함(언더컷, 포로시티, 오버랩 등)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NDT(비파괴검사)를 지시한다. 초음파(UT)나 침투 탐상(PT)을 통해 내부 결함이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포함된다.
  • 문제 해결: 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즉시 해결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예를 들어, 특정 용접부에서 반복적으로 균열이 발생한다면, 엔지니어는 열입력 조정, 용접 순서 변경, 보강재 재설계 등 해결책을 제안한다.
  • 품질 기록 관리: 하루가 끝나면 용접 엔지니어는 검사 결과와 품질 기록을 정리한다. 이는 추후 품질 감사, 인증 심사 시 필수 자료가 된다.

용접 엔지니어의 하루는 차체 외부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결국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우는 열차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보이지 않는 안전 관리라 할 수 있다.

 

시험 엔지니어의 하루 – 데이터를 통해 안전을 증명하다

시험 엔지니어는 설계와 제작이 끝난 차량이 실제 운행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하루는 다양한 계측 장비와 데이터 분석으로 채워져 있다.

  • 시험 준비: 시험 엔지니어는 먼저 시험 계획에 따라 차량에 센서를 설치한다. 예를 들어, 진동 시험을 위해 차체 주요 부위에 가속도계를 부착하거나, 제동 시험을 위해 압력 센서를 연결한다. 센서 설치가 끝나면 DAQ(Data Acquisition System)를 통해 실시간 데이터 수집 환경을 세팅한다.
  • 현장 시험: 오전에는 실제 시험 주행이 진행된다. 차량은 전용 시험선이나 고객사의 운행선에서 가속·제동·곡선 주행 등을 반복하며, 엔지니어는 노트북과 제어 장비를 통해 데이터를 모니터링한다. 이 과정에서 차체의 진동 모드, 제동거리, 회생제동 효율 등이 측정된다.
  • 데이터 분석: 오후에는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특정 주파수에서 차체가 공진 현상을 보였다면, 이는 설계 보강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시험 엔지니어는 이를 설계팀에 피드백한다.
  • 보고서 작성: 마지막으로 시험 결과를 정리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보고서에는 시험 조건, 계측 결과, 기준 충족 여부, 개선 권고 사항이 포함되며, 이는 차량 인증 과정의 핵심 자료로 사용된다.

시험 엔지니어의 하루는 차량의 성능을 숫자와 그래프로 증명하는 과정이다. 이들의 데이터 없이는 차량이 영업 운행에 들어갈 수 없다.

 

 

철도차량은 거대한 구조물과 첨단 전자장치가 결합된 복합 시스템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매일같이 묵묵히 일하는 차량 설계자, 용접 엔지니어, 시험 엔지니어의 노력이 있다.

설계자는 구조적 안전성을 도면에 담아내고,

용접 엔지니어는 제작 현장에서 품질을 지켜내며,

시험 엔지니어는 실제 데이터를 통해 안전성을 증명한다.

이들의 하루는 단순한 직무 활동이 아니라, 결국 수많은 승객의 생명을 책임지는 안전의 공학적 기반이다. 블로그 독자는 철도차량을 볼 때 차체의 화려한 외관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안전을 지탱하는 기술자들의 노고를 함께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